언제부터였을까. 세면대 수도꼭지가 금이 가있고 닦아도 안 닦이는 정체불명의 모습을 하기 시작한 것이..
한번 눈에 보이니 계속 신경쓰여 바꿔야만 했다. 검색을 해보니 셀프로도 어렵지 않다는 것 같았다. 문제는 집에 공구라고는 자전거 고칠 때 쓴 고정도 안되는 다이소 스패너 하나와 가구 조립할 때 쓴 사이즈 안 맞는 간이 스패너들뿐이었다. 일단 도전했으나 공간이 좁아 힘이 제대로 안 들어갔다. 특히 고정이 안되니까 손으로 고정하면서 해보려는데 잘 안됐다.
쿠팡에서 어떤 공구를 살까 한참 고민했는데, 좁은공간 전용으로 나온 우리집 너트 크기에 맞는 제품들은 범용성이 너무 떨어져 한번 쓰고 버리거나 사이즈 실패의 가능성이 컸다. 너트 지름이 9미리인지 10미리인지 11미리인지 맞추기도 어려웠다.
우연히 지나다 본 공구 파는 도매점인 건설인넷에 들어갔다. 도매점이라 그런지 손님들이 다들 장인 같았다. 직원분이 친절하진 않았다. 1층에 스패너, 바이스 플라이어 등이 있었다. 도매점인만큼 물건이 다양했다. 가격은 쿠팡이랑 큰 차이 없던 것 같다.
가장 느낌이 좋았던 꼬마 몽키 스패너를 선택했다. 입이 너무 작으면 범용성 이슈가 또 생길테니 적당히 입도 크고 저렴한 것을 골랐다. 가격은 11,000원. 쿠팡에 더 싼 것들도 많았지만 내 감을 믿어보기로 했다.
일단 수전 아래 너트가 녹슬어 있었다. 이러면 더 풀기가 어렵다고 한다. 불로 지져라, 망치로 두둘겨라, 아예 다 부숴라 등등 다양한 의견을 접했다. 다 해봤지만 결국 우리 집의 경우, 답은 고정이 되는 멀쩡한 몽키스패너면 되는 것 같았다. 일반적인 스패너 말고 다른 장비가 필요하다면 T복스, T형 소켓 렌치 등을 검색해보길 추천한다. 또한 수전 교체 렌치, 수도관 렌치라고 검색해보면 역시 도움이 될 것이다.
수전 교체를 위해서는 먼저 아래 물이 나오는 밸브를 잠가주어야 한다. 냉수, 온수 밸브를 각각 close 쪽으로 돌려준다. 이걸 안하면 물바다가 된다.
아무리 작은 몽키 스패너여도 공간이 좁아 원래 방향으로 넣어서 쓰긴 힘들었다. 그냥 수직 방향으로 넣고 입을 꽉 물린다음 돌렸더니 쉽게 풀렸다. 이후는 손으로 풀면 된다. 고정이 되고 안되고만 해도 차이가 크구나. 드디어 우리 집도 몽키스패너를 보유하게 되어 기쁘다.
너트를 제거한 뒤 세면대 팝업을 열고 닫는 막대기를 분리해줬다. 이번에 알게 된 건데, 세면대 물 안 빠지게 막는 튀어나오는 그것을 팝업이라고 부르더라. 나사로 고정되어 있길래 전동 드라이버로 풀어주고 힘을 줘 밀어 고정쇠를 제거했다. 그리고 급수밸브 쪽도 스패너로 열어 분리해주면, 이제 수전을 세면대 위쪽으로 빼낼 수 있다.
수전을 들어낸 더러운 부분을 닦아주고 새로운 수전을 설명서를 따라 설치하면 된다. 기존 수전을 분리해 내는 것의 반대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존 것 푸는게 어렵지, 새 것 붙이는 건 훨씬 쉽다. 설치한 수전은 쿠팡에서 인기 있어 보이는 2만원 정도밖에 안하는 준앤코 원홀 세면대 수전이다. 참고로 수전을 고를 때는 원홀인지 투홀인지 등 세면대에 구멍이 몇 개 있는지 세보고 골라야 한다.
나는 경사가 작은 네모난 세면대를 아주 싫어하는데, 우리집 세면대가 그렇다. 사이드에 뭔가 남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전에도 회전이 되는 필터를 설치해서 물을 가 사이드로 떨어지게 했다. 새로 설치한 수도꼭지도 살짝 옆으로 돌려서 설치했다. 나중에 이사가서 리모델링 할 일이 있다면 경사가 큰 예쁜 세면대로 설치할 예정이다.
다 설치하고 이게 남았는데 어디에 써야할지 모르겠다. 물도 안 새고 잘 나와고, 찾아보기도 귀찮아서 그냥 보관중이다.
사람을 부를까도 했지만 가장 싼 곳이 4만원이었고, 시간 맞추기도 귀찮았다. 그리고 이런 것 할 줄 알면 평생 써먹을 데도 많을 것 같아 셀프로 교체해보았다. 성취감도 있고 뿌듯하다. 이런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공구를 사용하는 것 같다. 쉽게 말하며 공구빨인 것 같다. 098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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